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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에 시급히 회복돼야할 '만인제사장' 원리

오늘날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에 시급히 회복돼야할 중요한 복음적 원리들 중 하나는 ‘만인 제사장’ (priesthood of all believers)의 원리이다.

만인 제사장의 원리는 베드로전서 2장 9절 말씀에 기초해 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이 말씀이 증거하는 진리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님과 구주로 믿고 고백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 앞에서 '영적인 제사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성별과 관계 없이, 그 사람의 직업과 관계 없이, 그 사람이 교회에서 수행하는 직분과 관계없이 그야말로 모든 그리스도인, 한 사람의 예외도 없이 모든 그리스도인이 영적인 제사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영적인 제사장이 되었다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과 하나님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는 예수 그리스도 한 분 뿐이라는 진리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과 하나님 사이에는 어떤 인간 중보자나 매개자도 필요가 없게 되었다.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를 의지하여 담대함과 확신으로 하나님께 나아가 하나님을 만나서 교제할 수 있고,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고, 기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만인 제사장이라는 이 거룩하고 존귀한 진리는 로마 천주교회가 지배했던 중세 천년 동안 체계적으로 왜곡되었고, 철저히 무시되었다. 로마 천주교회는 소위 신자들과 하나님 사이에 신부와 주교와 추기경과 교황같은 인간 중보자들이 있음을 강조하였고, 신자가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런 인간 중보자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 하기 위해서 천주교회의 구성원들을 소위 성직자와 평신도라는 두 계급으로 나누고, 수도승, 수녀, 신부, 추기경, 교황 등의 성직자는 평신도와 다른 특권을 가지며, 평신도들은 성직자가 아니라 신부나 교황과 같은 고급신자들의 지도를 받는 저급신자라는 차별의식을 조장했다. 그리고 고해성사라는 비성경적인 제도를 만들어 평신도들이 신부들에게 죄를 고백하게 함으로써, 신부들이 평신도들의 삶을 통제하고 지배하고 간섭하고 조작하는 차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평신도들은 성경 조차 읽을 수 없게 되었고, 천주교회의 비성경적인 교리에 의해서 영적으로 억압되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천년 동안의 암흑기가 절정에 달했던 16세기 초 하나님은 루터, 쯔빙글리, 칼빈 같은 위대한 종교개혁자들을 일으켜 세우셔서 교회의 개혁을 단행하셨다. 16세기 유럽의 종교개혁은 원래의 사도적인 복음과 성경진리를 회복함으로써 로마 천주교회의 비성경적인 체계를 고발하고 뒤흔들어 당시 유럽인구의 절반이 개신교회 또는 개혁교회를 이루게 한 영적 대혁명이었다. 이 영적 대혁명을 이끈 세 가지 복음적 원리가 바로 1) 오직 성경 2) 이신칭의 3) 만인 제사장의 원리였다.

내년이면 종교개혁 500주년이지만 한국교회는 지금까지도 '만인 제사장'의 원리가 무시되거나 오해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만인 제사장의 원리를 무시하는 일부 지도자들은 목회자를 하나님의 전권대사로 여길 것을 강요하면서, 목회자와 일반 성도들간의 계급적 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동시에 성도들이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서는 목회자라는 중계인 또는 중보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한 목회자와 성도들간에는 계급적 차별이 있으며, 목회자에게 잘 하는 것이 하나님께 잘하는 것이고, 목회자에게 잘못하는 것이 하나님께 잘못한 것이라는 '무속주의적 직분관'을 주입하고 있다.

이는 복음진리의 철저한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하나님께서 불러 세우신 목회자들을 '배나 존경할 것으로 알고' (딤전 5:17), '모든 좋은 일을 함께 하는 것은' (갈 6:6)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목회자를 마치 하나님과 대등한 존재인 것처럼 높이면서 목회자가 하나님이 받아야할 예우와 존경을 받아야하는 것처럼 가르치는 것은 철저한 오류이다. 무엇보다 목회자들 역시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 (벧전 5:3)는 주의 명령에 순종해야할 책임이 있다.

그런 한편으로 '만인 제사장'의 원리를 오해하는 일단의 그룹에서는 만인 제사장의 원리를 만인 목사의 원리로 왜곡하고 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교회에 세우신 직분과 그 직분간의 정당한 구별을 거부하고 직분에 따른 권한과 책임의 구별을 무시하는 또 다른 극단적인 오류에 빠진 자들이 나오게 되었다. 이런 자들은 극단적인 민주주의적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함으로써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주어진 정당한 영적 권위와 지도력을 무시하게 되었고, 그 결과 교회 내에서 '무정부주의적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 이 또한 비성경적인 오류일 뿐이다.

목회자와 비목회자들이 영적인 제사장이라는 점에서는 상호 동등한 관계이지만, 여전히 목회자에게는 양무리를 먹이고 쳐야 하는 중대한 임무가 맡겨져 있기에, 비목회자들이 목회자들에게 사랑으로 순복함은 아름답고 덕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교회 내에서 정당하게 행사되는 영적 권위와 영적 질서를 무시하는 것 역시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다.

한국교회는 성경적이고 복음적인 관점에서 만인 제사장의 원리를 바르게 회복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이 영적인 의미에서 참된 제사장이라는 진리를 회복하고,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는” (골 1:28)일에 집중해야 한다. 동시에 하나님께서 교회에 요구하시는 영적 질서를 존중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더 성숙한 공동체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런 일들이 지속될 때 한국교회는 점진적으로 개혁되고 갱신되는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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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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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활 2016-11-13 04:36:33

    감사합니다. 목사님 말씀처럼 만인제사장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만인목사를 주장하는 신자들이 자꾸 늘어만 갑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새삼 떠으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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