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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담론에서 성숙담론으로 '래디컬'하게 옮겨가자

한국교회를 새롭게 갱신하고 개혁하기 위해선 지난 한 세대동안 한국교회를 지배해온 성장담론을 탈피하고 성숙담론을 지향해야한다. 그리고 성숙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을 모색하고, 그것을 실천해 가야 한다.

성장담론이란 교회의 숫적, 물량적 성장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을 목회사역의 최우선적 과제로 삼는 태도이다. 교인 수를 늘리고, 교회의 외적 규모를 거대화 하기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활용해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태도이다. 심지어 하나님의 말씀과 가르침에 일치하지 않는 수단과 방법이라도 교회를 물량적으로 성장케 하는데 기여한다면 얼마든지 정당화 된다. 교회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교회가 추구해야 할 참된 덕인 진실과 사랑, 겸손과 자비, 신실과 절제를 무시하는 태도가 아직까지도 한국교회 내에는 만연되어 있다.

한국교회 내에 만연되어 있는 교회성장담론은 1960년대 이후 싹트기 시작했다. 국가적으로 경제개발계획이 세워지고 추진되는 과정을 통해서 한국사회는 산업화의 결실을 보게 되었다. 급속한 경제적 성장을 경험한 1970-80 년대에 교회성장담론은 한국교회의 수량적 성장을 견인하였고, 한국교회는 세계 교회역사상 유례가 없는 폭발적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장로교회, 세계 최대의 감리교회, 세계최대의 단일교회를 가지게 되었고, 세계교회는 이 사실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자신의 주와 구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의 수가 많아지고, 그들이 모여서 이룩한 교회 공동체의 숫자가 많아진다는 것은 결코 가슴아파 해야 할 일이 아니며, 도리어 자랑스러워해야 할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교회의 급속한 수량적, 물량적 성장은 내면적,신앙적 성숙을 함께 지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많은 면에서 내면적인 성숙을 희생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수량적인 성장은 있었지만 질적인 성숙은 답보상태에 있거나, 아니면 수량적으로 더 성장하면 성장할 수록 내면적, 영적으로는 더 빈곤화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두드러지게 되었다. 급기야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교회의 수량적 성장은 정체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수량적인 차원에서도 한국교회는 급속한 쇠퇴를 경험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교회의 내면적, 영적 성숙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교회 내에는 성경이 가르치는 참된 복음이 아닌 가짜 복음이 횡행하고 있다. 특별히 기복주의적인 다른 복음은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다. 신앙생활의 목적을 재물, 건강, 장수, 명예, 권력과 인기 등의 세속적인 복의 추구와 향유로 규정하는 기복주의가 한국교회 안으로 깊숙이 들어와 한국교회를 그 근원에서 오염시키고 있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인간적인 복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나아가서 교회지도자들의 영적, 도덕적 타락, 성도들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는 일반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교회에 대한 반감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진정 한국교회의 쇠퇴를 막고 한국기독교를 살릴 묘안은 없는 것일까?

필자는 만일 한국교회가 급속한 성장기에 좀 더 내적, 영적인 성숙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성숙을 겸비한 성장을 추구했다면 최근의 급속한 수량적 쇠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는 않았다. 지금이라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한 마음으로 교회의 내면적, 영적 성숙을 지향해 간다면 한국교회는 희망있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렇다면 어떤 영역에서 한국교회는 영적 내면적 성숙을 추구해야 할까?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은 참된 복음의 정체성 회복이다. 기복주의, 율법주의, 신비주의, 영지주의, 방종주의 등의 가짜 복음을 몰아내고 오직 은혜의 복음, 오직 믿음의 복음, 오직 십자가의 복음을 회복하는 것이다. 둘째는 교회의 정체성 회복이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막힘없는 교제와 소통이 근간이 되는 영적 공동체라는 진리가 새롭게 회복되고, 그 진리가 구체적인 목회현장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세째는 신앙생활의 목적에 대한 바른 이해의 회복이다. 신앙생활의 목적은 바로 자기 부인과 십자가를 지는 삶을 통하여 내면적 성결의 실현과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성숙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회복하는 것이다. 즉 영적, 내면적 성숙이 개인의 신앙생활과 교회 공동체의 존재 목적임을 다시 회복하고 래디컬하게 근본으로 돌아가는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을 지향할 때 반드시 성취될 수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성도 개인의 신앙인격과 성품이 그리스도를 닮아 성숙해야 한다. 성경적인 세계관과 가치관이 정립되고, 그리스도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자세와 태도가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한다. 교회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진리에 합당한 품격을 소유해야 한다. 더 관대하게 나누고, 더 절제하며, 더 진실하고, 더 사랑으로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세상이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마 5:16)는 주님의 거룩한 말씀이 이뤄질 때 한국교회는 점진적으로 새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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